2024.05.04 (토)
청도 동창천(東倉川)에서
- 밤에 맞은 봄 -
김성학
한가락 손을 들고
밤 하늘을 향하다.
거기 웅크리고 있는
달을 겨누다.
놀란 달이 숨다
구름 속으로.
그 구름 헤치고
달을 찾다.
찾아낸 달
노랗게 질리다.
떠는 달 찌르다
손가락으로 힘껏.
찔린 달이 피를 흘리다
노란 피를.
그 피가 봄비 되어 내리다
개나리 위로.
개나리 피로 물들다
노랗게 노오랗게.
노란 피, 방울 되어
개울을 이루다.
개울물 흘러
동창천 물들이다.
노랗게 물든 강물
밤 바람에 일렁이다.
건듯,
그 바람에 실려오다
노오란 달 개나리 내음,
노오란 개나리 달 내음.
코끝 스치다
봄 내음.